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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코로나후기] Day 01 ~ 04

논곰 2022. 3. 17. 22:35

 코로나가 창궐한 지 2년이란 시간이 흘러 드디어 나도 코로나에 걸렸다. 지금까지 많은 펜데믹이 있었지만 나와는 인연이 없어 이번에도 넘어가겠구나 싶었는데 바로 걸려버렸다. 비대면 교육이라 헬스-집 x 5의 인생을 반복하던 중이었는데, 어쩌다 걸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마 저번 주 외식이나 미용실에 다녀온 게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번 주에 '하하 차라리 코로나 걸리면 더 좋겠어요. 지금까지 걸렸으니 안 걸리겠죠?'라는 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말에는 힘이 있다' 1승). 이번 주에 캠핑, 결혼식 등 예정된 게 많았던 터라 아쉬움이 컸지만, 이렇게 된 거 남는 시간 간단하게 정리나 하려고 한다.

 현재(22/03/17)는 코로나 확진을 받은 이후 3일 째 되는 날이다. 그나마 고마운건(?) 계산하기 쉽게 이번 주 월요일날부터 발생했다. 그래서 D-1인 일요일부터 적어보고자 한다. 일별 증상이랑 신속항원검사보고서 안내까지 간단하게 적어보도록 하겠다.

코로나 전야제 (일 / 03-13)

 일요일에는 그날따라 힘이 빠지고 기운이 없긴 했는데, 종종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이러한 상태여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 그날 외할머니 추도식이라서 친척집에 갔어야 했는데 보통은 친척들을 보면 밝게 얘기하고 그러는데 그 날은 그냥 좀 지쳤었던 것 같다. 물론, 이때 열이라든가 기침을 한다든가 증상은 없었고 그냥 컨디션이 좀 안좋다 정도였던 것 같다.

Day-01 (월 / 03-14)

 월요일에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힘이 축빠지는 느낌이긴 했지만 열도 없고, 그냥 컨디션이 안 좋은가보다 하고 헬스를 하러 나갔다. 그런데 뭔가 뛰는 데도 시원치 않고 평소에 들던 중량보다 못 들고 손도 떨리는 걸 보고 뭔가 아니다 싶어 시간도 못 채우고 나왔다. 

 오후 중 공부를 할 때도 두통이 심하고 열이 나는 것 같기 시작해서 수업이 끝난 이후 공부를 멈추고 잠을 잤다. 잠을 자고 나니 힘이 축 빠지고 약간 추워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체를 했을 때 두통과 열이 함께오는 체질이라 그런 줄 알았지만, 저녁부터 열이 살짝 오르고 두통과 오한이 와 이전과 다른 느낌의 질병이라는 생각을 이때 하게 됐다.

 그리고 자가검진을 해봤는데 2줄이 나왔다. 그래서 주말에 만났던 분들에게 다 연락을 돌리고 예정되어있던 계획들을 취소했다. 내복에 겨울 체육복을 껴입고 난방을 키고 있는데도 춥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잠을 잘 때 일부러 땀을 내려고 잤고, 정말 땀을 뻘뻘 흘리며 젖은 상태로 잤다.

와 2줄...와 ...

Day 02 (화 / 03-15)

 아침에 일어났을 때, 땀을 흘려서인지 어제 저녁보다는 좀 낫긴 했었도 몸이 춥고, 열도 나고 두통도 심해 병원이 열자마자 검사를 받으러 갔다. 그날따라 병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1시간이나 기다려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알고보니 이번 주 월요일부터 '신속항원검사'로도 양성인정이 된다는 얘기가 나와서였다. 평소같으면은 기다렸을텐데 아프다보니 내 순서가 너무 늦게 오는 것 같아 짜증이 많이 났던 것 같다. 실제 검사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고, 개인 병원이었기에 '5000'원의 검사비를 내고, 약 값은 별도로 내지 않았다. 

 집에 오자마자 강의를 들었는데 의자에 앉아있는 내내 다리가 너무 떨려서 담요를 꺼내서 덮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약을 먹기 위해 간단히 죽 몇 숟가락을 뜨고 약을 먹고 잤다. 한 시간 정도 잔 거 같은데 땀으로 옷을 다 적실 정도로 잤다. 자고 나니 열이나 오한이 많이 내려갔고, 약간의 두통과 함께 강의를 다 들을 수 있었다. 

 저녁에는 입맛이 좀 돌아와서 피자도 시켜먹고 정리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좀 정리했다. 약을 먹고 그래서인지 첫째날 보다 컨디션이 좀 괜찮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전에 코로나가 걸렸던 친구가 자신은 목이 너무 아팠다고 얘기하길래 '난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음 ㅎㅎ'라고 사망 플래그를 꽂아 버렸다.

이때는 진짜 괜찮아질 줄 알았지

Day 03 (수 / 03-16)

 일어나니 두통이나 열은 안 났지만 목을 찢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1리터는 마신 거 같다. 그래도 컨디션은 이전보다는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신속항원검사' 이후 확진 문자가 계속 오지 않았다. 보통은 검사 당일에 온다고 해서 뭔가 이상해 보건소에도 계속 연락을 돌렸지만 받지 않다가 오후쯤에 문자가 왔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많다보니 통보가 늦어진 것 같다. 아무튼 간단히 체크해야할 것들을 넘기고 내 할 일을 했다. 입맛도 꽤 돌아와서 먹고 싶은 것을 좀 먹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저녁쯤 됐을 때 코가 막히고 목 쪽이 좀 더 따끔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Day 04 (목 / 03-17)

 두통과 열, 오한은 아예 안 나는 대신 찢어진 목과 냄새를 맡지 못하는 코가 남았다(환상의 티키타카). 예전에 물을 많이 안 마실 때 아침마다 이랬었기에 낯설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맞는 느낌이라 즐겁지 않았다(예비군 같은 느낌?). 따뜻한 차와 물을 마시니 목은 좀 안정이 되었고, 처방받은 약과 더불어 감기약도 먹고나니 후각도 어느정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오후쯤 돼서는 예전과 같은 목소리는 아니어도 말을 어느정도 할 수 있게 됐고, 약간의 가래가 끼는 부분이나 목이 건조한 것들을 빼면 컨디션은 이전과 비슷해진 것 같다. 입맛도 꽤 돌아와서 먹고싶은 것을 시켜서 먹기도 했다. 최종적인 상태는 내일 아침이 돼봐야 알 거 같다. 

정리

Day1: 두통, 오한, 발열

Day2: 두통, 오한, 발열, 기침, 인후통 _ 확진 (신속항원검사) / 격리 시작

Day3: 약간의 두통, 약간의 기침, 인후통 _ 보건소 통보 오후

Day4: 인후통, 후각 상실(복구) _ 보건소 세부 안내 공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분들과 비교하면 내가 걸렸던 다른 질병들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조금 더 힘들었던 정도였던 것 같다. 뭔가 이 말을 쓰면서 다시 사망 플래그를 꽂은 것 같은데 아무튼 물을 많이 마시고, 땀이 날 정도로 따뜻하게 입고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물은 진짜 수시로 마시고, 이온음료도 마시고, 차도 마시고 이래서 하루에 한 5리터는 마신 거 같다. 옷도 내복에 기모 맨투맨 셋업을 계속 입고 저녁마다 갈아입어줬다.) 혹 코로나가 걸려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내일이나 모레쯤 코로나가 확실히 끝났을때 다시 정리하러 와야겠다.

이제는 진짜 해치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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