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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4년에 다시 써보는 삶의 지도

논곰 2024. 9. 17. 22:18
부캠 당시 스프레듯시트로 작성했던 삶의 지도

들어가기 전에

 예전에 변승윤님의 링크드인을 보다가 '어머 이거는 해야해!'라며 사전 신청을 걸어뒀던 글또 10기의 지원이 시작됐다. 마침 블로그를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씩 작성을 하던 중이었는데 시기가 너무 절묘했고, 바로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원서를 읽어보던 중  '삶의 지도'를 작성해야 한다는 문구를 보게 됐다. ('삶의 지도'는 네이버 부캠 당시 내가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었기에 당시 팀원들에게도 설파하고, 지금 멘토링을 진행하는 분들에게도 얘기할 정도로 너무 좋은 컨텐츠여서 예전에 이와 관련된 후기에서도 얘기했었는데 여기서 다시 보게 되니 너무 반가웠다) 그래서 이를 제출해야 한다고 해서 예전에 작성했던 자료를 그대로 제출하려다가 형식도 안 맞고, 다시 작성하면서 나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새로 작성해서 기록해보고자 한다. 
 당시 취준생 때는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 한 4챕터 정도로 작성했는데, 이제 취업도 했고 새롭게 5챕터로 작성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 나열하면 한 5~6페이지 정도 될 거 같은데 최대한 핵심만 요약해서 정리해봐야겠다.

1. 어영부영 국어국문

 우선, 개발자로 일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나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면 항상 먼저 생각나는 키워드는 비전공, 국어국문인 것 같다. 원래 고등학생 때 교사가 꿈이었는데, 교대 지원이 불발되고 성적에 맞춰서 지방 국립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해당 학교에서 교직 이수를 생각했지만 들어가고보니 교직 이수가 안되는 학과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수를 하려고 마음먹었으나 어쩌따보니 눌러 앉게 되었고 여기서 새로운 진로를 찾아야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러던 중 너무 시간을 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에 1년 만에 군대를 가게 되고, 거기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군대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나가면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복학을 하게 되었고, 조별과제가 있으면 조장을 하거나 억지로 발표를 하면서 발표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보기도 했다. 또 많은 사람들과 일하는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들 속에서 내가 좋은 사람들과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할 때 더 능률적으로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조금 더 자유로운 삶을 경험해보고 싶어 한 학기 휴학을 하게 되었다. 자격증 공부도 하고 복수전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복수전공을 위한 사전 공부들도 진행했다. 그리고 혼자 제주도 여행을 하기도 했는데, 이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보다 소통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2. 긴가민가 연계전공

 짧은 한 학기 휴학 이후, 언어정보처리라는 컴퓨터 공학과 언어학과가 합쳐진 연계전공을 복수전공하게 되었다. 국어국문학과를 다니면서 국문보다는 국어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해당 연계전공을 알게 되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알고리즘, 자료구조와 같은 컴공 기초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IT 분야는 학술적인 주전공과는 다르게 실제적인 output을 볼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된 시기였다. 
 이와 함께 학교를 다니면서 근로 활동을 하면서 IT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때, IT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경험했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업무 환경에 매료되어 막연하지만 '맨투맨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라고 얘기하고 다녔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갈증도 있어서, 교육관련 대외활동을 신청했고 이를 통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나가 경제수업을 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발표 역량과 소통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을 더 강화하기 위해 교환학생 튜터링 활동들도 지원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안목을 넓힐 수도 있었다. 
 그러다가 마지막 학년 때, 코로나로 인해 계획했던 중국 유학이 취소가 되고, 복수전공과 관련해서 이슈가 있어 크게 실망을 하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컴공에 반쯤 걸친 복수전공을 이수했으나, 이렇게 배운 지식만으로 취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진로를 찾게 되었다.

3. 갈팡질팡 취준활동

 단순히 개발자가 아닌 어떤 직무를 하면 좋을지 찾으려 책을 읽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내가 가진 강점들과 도메인 경험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바로 패스트캠퍼스에서 3개월짜리 인터넷 강의를 신청해 혼자서 독학을 하게 되었다. 이때, 정보도 많이 부족했고, 할 수 있는게 노력밖에 없다는 생각에 하루 12시간씩 공부하고 git블로그도 만드는 등 열심히만 했던 거 것 같다. 그렇게  3개월 강의를 이수하며 기초적인 역량을 기를 수 있었지만, 협업이나 프로젝트 경험을 쌓을 수 없었기 때문에 취업에 관해서는 오히려 막막한 느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포스코에서 진행하는 'AI 빅데이터 아카데미'에 대해 알게 됐고, 한 달 간 준비한 끝에 합격을 할 수 있었다. 2달이라는 시간동안 포항에 내려가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협업 경험도 하고, 실제 기업 관계자 분들에게 발표도 하는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같은 공부를 하는 동료들을 만났고, 운이 좋게도 비전공생 출신으로 개인 최우수상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좋은 성적 덕분에 2달 정도 더 포스코 내 인공지능 연구원에서 연구인턴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카데미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도 했고, 연구인턴 경험을 쌓기는 했으나 취업의 문을 뚫기는 아직도 어려웠다.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격증도 준비하면서도, 특히 기술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원에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달 간 준비를 한 대학원도 떨어져버리고, 많이 스트레스도 받고 낙담하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내가 부족한 부분과 하고싶은 게 무엇인지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AI 와 관련된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 더 깊게 AI 역량을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 오락가락 머신러닝

 그렇게 네이버 부스트캠프 AI Tech(이하 부캠)에 지원하게 된다. 합격을 위해서는 코딩테스트를 통과해야 했기에, 계속 회피하던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비전공생으로서 막연히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 달 동안 열심히 해서 백준 골드를 찍었고, 부캠  NLP 트랙에 합격하게 됐다. 개발을 시작하고 막연한 두려움으로 미뤄왔던 코딩 테스트가 한 달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내가 생각보다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았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6개월 간 진행된 부캠은 다른 교육들과는 다르게 AI 분야에 대해서 깊게 알려주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었다. 그리고 더군다나 같은 도메인을 공부하기 위해 모인 팀원들과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신 분도 많으시고, 좋은 스펙과 다양한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비전공생 출신으로 많이 위축되었다. 그런데 변승윤 님의 두런두런과 같은 시간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가고 조금씩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고, MRC프로젝트에서 이 1등을 하는데 기여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부캠이 끝난 이후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부캠 파트너사부터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많은 곳에 지원했지만, 서류도 붙기 쉽지 않았고 많이 탈락했다. 그러다가 한 기업에 붙게 되어 처음 면접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대폭망을 하게 됐다. 이때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더 많이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고,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 그렇게 2번 정도 더 면접을 가게 되었고, 3개월 만에 현재 회사에 합격할 수 있게 되었다. 첫 번째 면접은 아주 쪽팔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망했었는데, 오히려 이러한 실패 경험 덕분에 이후 면접을 더 열심히 준비해서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알지 못했었을 텐데, 눈 딱 감고 했던 경험들이 (당시 결과는 좋지 않았을 지라도)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5. 뒤죽박죽 직장생활

 실제 혼자 공부 시간 포함 1년 8개월, 취업 준비 3개월만에 기대하던 머신러닝 분야로의 취업을 하게 됐다. 하지만 실제 현업은 교육이나 공모전으로 접했던 프로젝트와는 많이 달랐다. 회사에서 처음 생긴 팀이었다보니 체계가 없어서 사수가 있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게 많이 힘들었는데, 특히 첫 3달 동안은 데이터만 보면서 현타가 오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나는 지금까지 꽤 좋은 분들과 만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처음에는 계속 고민하고 걱정했지만 점점 적응하게 되었고, 내가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 등에 대해서도 점점 배워갈 수 있었다.
 그렇게 회사에서 2년차가 되었을 때 쯤, 얼추 1인분은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고민이 들게 되었다.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은 발전하고, 예전에 배웠던 내용들이나 사용하는 기술은 과거의 기술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흐름에서 혼자서 낙후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퇴근 후에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변화가 필요해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멘토링을 신청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내가 나왔던 네이버 부캠에서 2년 만에 멘토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취준 당시 했던 고민들이나, 내가 현업에서 경험했던 기술들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고 있다. 덕분에 요즘에는 회사에서의 일을 통한 성취 뿐만 아니라, 직장 바깥에서의 성취도 있다는 것을 최근에서 좀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멘토링과 함께 글을 통해서 내가 배웠던 내용들과 새로 배울 내용들에 대해서 정리할 수 있게 블로그를 작성하고자 한다. 추후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이직을 준비하며 포트폴리오로도 사용할 수 도 있고, 내가 예전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블로그들처럼 나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블로그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글또 10기를 통해서 또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신청을 했다. 혹 함께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꾸준히 작성하면서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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